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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이야기

장수풍뎅이 애벌레 부터 성충까지 키우기!

by 도담루리 2023.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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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장수풍뎅이 성장과정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곤충 박물관으로 소풍을 다녀왔다.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소풍도시락을 싸주고

정신없이 등원을 시키고 나니 날씨도 더운데

잘 다녀왔으려나 궁금했었다.

하원 차가 올시간이 되어서 나가서 기다리다가

내리는 아이의 표정을 보니 즐겁게 다녀왔구나 싶었는데

손에 흙 같은 게 들어있는 큰 병을 하나 들고 있었다. 

 

아이에 무엇인지 물어보니 장수풍뎅이 애벌레란다.

벌레를 좋아하지 않는 나는 당황스러웠지만,

그렇구나 하고 유충병을 받아 들었는데 

바로 2차 당황. 생각보다도 애벌레가 너무 커서 놀랐다.

집에 들어가기 전에 항상 필수 코스로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들어가는데 

놀이터 친구들이 유충병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이미 집에서 사슴벌레, 장수풍뎅이를 키우고 있는 

친구들도 있었다.

 

 관심을 보이는 친구에게 주고

집에는 데려오지 않으려고 했는데,

아이가 집에 꼭 데려가야겠다고 해서 할 수 없이 

집까지 데려오게 되었다.

 

 

장수풍뎅이애벌레

 

장수풍뎅이-애벌레

 

1. 6월 8일 애벌레와 첫 만남

곤충박물관에 가서 장수풍뎅이 애벌레를 본 적은 있었는데 이렇게 컸나 싶을 정도로너무 크고 통통했다.

키우는 방법을 전혀 몰라서 어떻게 해줘야 하나 검색을 해보았는데 발효톱밥이 먹이가 되고 유충병 그대로 두면 된다고 해서

안심이 되었다. (뚜껑을 열어볼 자신이 없었다.)

알에서 부화한 후 1령애벌레에서  2령 애벌레를 거쳐 3령 애벌레가 된다고 하는데 우리 집에 왔을 때 이미 3령 애벌레였던 것 같다.

이렇게 첫날 모습을 보이고는 톱밥 속에 숨어서 잘 보이지 않았었다.

 

장수풍뎅이-애벌레-유충병

2. 6월 17일 아이도 어린이집에 가고 집이 고요했는데 어디선가 딱. 딱. 소리가 났다.

이게 무슨 소린가 소리가 나는 쪽을 찾아보았는데 애벌레가 유충병 꼭대기까지 올라와 뚜껑에 있는 스펀지 같은걸

열심히 뜯고 있었다. 이때부터 엄청 활발하게 위아래를 왔다 갔다 하면서 돌아다녔다.

 

유충병-뚜껑

뚜껑에 붙어있는 스펀지. 스펀지를 다 뜯어서 먹은 건가 했는데

뚜껑 아래로 떨어져 있는 게 보였다.

 

장수풍뎅이-애벌레-번데기방

3. 6월 20일 애벌레가 유충병 아래쪽에 자리 잡고 번데기 방을 만들기 시작했다!

 번데기방을 만들고 저 공간 안에서만 조금씩 움직이고거의 움직임이 없었다.

 

번데기

장수풍뎅이-번데기

4. 6월 28일 조용하게 지내던 애벌레가 움직이는 듯한 모습을 보여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번데기가 되고 있는 것 같았다.

번데기가 되면 최대한 건드리지 않는 게 좋다고 해서 아이에게도 주의를 주고 조금 떨어져 지켜볼 수 있도록 했다.

 

장수풍뎅이-번데기-번데기방

5. 6월 30일.  번데기의 색이 처음보다 진해졌다. 근데 번데기는 일 때는 움직이지 않을 줄 알았는데, 꿈틀꿈틀 움직여서 너무 신기했다. 

 

 

6. 7월 14일. 번데기 상태로 2주 조금 넘게 보내고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움직임이 있는 것 같았다.

드디어 성충이 되는구나 하고 이사할 집을 준비해 두었다.

 

성충

 

장수풍뎅이-성충

 

7. 7월 16일. 성충이 되고 나서 몸이 마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서 이틀정도 그냥 두었는데 너무 궁금했다.

암컷일까?  수컷일까? 잘 보이지도 않아서 살아있긴 한 건가 하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유충병을 파보았다.

드디어 장수풍뎅이가 보였고 장수풍뎅이는 암컷이었다! 아직 몸이 완전히 마르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조심스럽게 이사를 해주었다.  장수풍뎅이는 재빠르게 톱밥을 파고 들어가 몸을 감추어 또 며칠 동안 보이지 않았다. 

 일주일 넘게 거의 움직임도 없고 젤리도 전혀 먹지 않아서 생사만 확인하는 정도로 보고 그냥 두었다. 

 

장수풍뎅이-젤리

8. 7월 27일.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장수풍뎅이가 드디어 젤리를 먹었다.  톱밥 위에 두면 먹으려나 하고 톱밥에 젤리를  올려두었었는데 새벽사이 나와서 먹기 시작했는지 머리를 박고 젤리를 열심히 먹고 있었다.

 

장수풍뎅이의 수명은 1~3개월 정도 라고 한다. 처음엔 애벌레가 너무 징그럽기도 했는데 키우다 보니 또 정이 든 것 같다. 헤어질 생각을 하면 조금 아쉬운 생각도 들지만 사육통 안에서만 살다 가기엔 조금 불쌍한 생각도 들어서 환경이 좋은 곳에서 자유롭게 해 주자 하고, 아이와 이야기해 보았는데 아이는 아직 헤어지기 아쉬워해서 조금 더 같이 있다가 보내주기로 했다.

어쩌다 함께 살게 되었지만 아이와 또 하나의 추억이 될 것 같다.